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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차가울 수록 무겁고 염분이 높을 수록 무겁습니다. 위에 있는 물이 식혀져서 무겁게 되면 가라앉습니다. 전세계 해양을 도는 최대 해양순환은 어떤 곳에서 차갑게 된 해수가 단숨에 심층까지 가라앉고 서서히 그 물이 솟아 오르는 순환입니다. 이 순환은 전세계 해양의 심층, 저층으로 이르고 평균적으로 약 2000년이 걸려 서서히 도는 순환입니다.
Fig.1 해양 컨베이어 벨트와 해저 수온 분포. |
그러면 북대서양 고위도 해역(그린란드 앞바다)에서는 물이 가라앉을 수 있는데 북태평양 고위도 해역에서는 물이 가라앉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물이 어디에서 가라앉는지는 사실 염분의 미묘한 차이로 결정됩니다. 해수 염분은 전 세계 어디서든지 거의 같아서 약 3.3-3.5%입니다. 그런데 북대서양 해수 염분은 북태평양 해수 염분보다 불과 0.2%정도 높아서, 단지 그 정도만 물이 무겁습니다. 우수한 요리 감정인조차 거의 구별 못 하는 불과 0.2%의 염분의 차이가 해수가 가라앉는 곳을 결정해서 세계의 해양대순환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북대서양이 북대평양보다 염분이 더 높습니까? 그것은 대기(大気)순환과 관계가 깊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수는 따뜻할수록 증발이 활발하므로 적도 주변에서 해수가 많이 증발합니다. 증발된 물(수증기)는 고위도 지역에서 강수(降水)로 바다로 돌아갑니다. 대기(大気)는 적도 주변에서는 무역풍이라고 하는 동풍이, 중위도에서는 편서풍이라고 하는 서풍이 탁월합니다. 대서양 적도 해역에서 증발된 물은 무역풍에 의해 (높은 산이 없는)파나마 지협을 거쳐 대평양으로 운반되지만 북대평양에서부터 편서풍이 나르는 수증기는 북미 대륙 로키 산맥에서 비로 거의 다 내려 버립니다. 결국 대기는 담수를 대서양에서부터 태평양으로 나르게 됩니다. 그래서 태평양은 해수가 묽게 돼서 저(低)염분이 되고 대서양은 해수가 농축돼서 고(高)염분이 됩니다.
그런데 무거운 물이 생성돼서 해수가 가라앉는 곳은 북대서양 외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남극해입니다. 북대서양의 경우는 남쪽에서부터 염분이 높은 물이 걸프 스트림이라고 하는 해류에 의해 운반돼서, 그 물이 냉각되기만 하면 심층까지 가라앉을 수 있는 무거운 물(북대서양 심층수라고 합니다)이 됩니다. 그런데 남극해의 경우는 냉각되는 것만으로는 심층까지 가라앉을 수 있는 무거운 물이 되지 않습니다. 남극해 표층은 북대서양만큼 염분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무거운 물이 만들어집니까? 남극해는 짧은 여름 외에는 해빙(海氷)으로 덮이고 있습니다. 실은 해빙이 만들어질 때에 무거운 물이 만들어집니다. 해수가 얼 때 가능한한 순수한 물만으로 어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농축된 고(高)염분수(브라인/함수라고 합니다)가 바다로 배출됩니다. 그래서 해빙이 많이 만들어지는 곳에서는 염분이 높은 무거운 물도 많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남극해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물을 남극저층수(南極底層水)라고 합니다.
즉 해빙이 만들어져서 무거운 물도 만들어지고 그 물이 가라앉기 때문에 해양대순환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해양대순환을 얼음이 만드는 순환이라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심층까지 이르는 해양대순환(해양심층대순환)은 해수 밀도의 차이를 위해 구동되고 해수 밀도는 온도(열)와 염분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열염분 순환이라고 합니다.
Fig. 1는 오시마 교수님에게서 사용허가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고네요!!
답글삭제고마워요.
삭제대단하시네요....
답글삭제다른 나라 언어를 사용해서
이렇게 상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는 거 정말 어려운 일일텐데...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댓글을 적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삭제아주 기쁩니다.
다시 한국어로 블로그를 쓰려고 하는데 역시 외국어로 문장을 쓰는 게 힘들어서 오랫동안 쓰지 않습니다.